19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기더라
20 그런데 나사로라 이름하는 한 거지가 헌데 투성이로 그의 대문 앞에 버려진 채
21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
22 이에 그 거지가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도 죽어 장사되매
23 그가 음부에서 고통중에 눈을 들어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품에 있는 나사로를 보고
24 불러 이르되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괴로워하나이다
25 아브라함이 이르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그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괴로움을 받느니라
26 그뿐 아니라 너희와 우리 사이에 큰 구렁텅이가 놓여 있어 여기서 너희에게 건너가고자 하되 갈 수 없고 거기서 우리에게 건너올 수도 없게 하였느니라
27 이르되 그러면 아버지여 구하노니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소서
28 내 형제 다섯이 있으니 그들에게 증언하게 하여 그들로 이 고통 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
29 아브라함이 이르되 그들에게 모세와 선지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들을지니라
30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만일 죽은 자에게서 그들에게 가는 자가 있으면 회개하리이다
31 이르되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 (누가복음 6장 19-31절)
지난, 목요일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바친 국군장병들과 호국영령들을 기억하는‘현충일(顯忠日)’이었습니다. 오늘은‘총회선교주일’입니다. 고대도에 가면, “그가 우리를 깨웠고, 이젠 우리가 그를 깨운다.”라는 비석이 있습니다.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 칼 귀츨라프를 기억하며 세운 비석입니다. 그를 세상에 알리고자 보령시기독교연합회에서는 법인을 만들고, 매년 세미나를 엽니다. 저는 오늘,‘기억’이라는 단어에 포커스를 맞춰 말씀을 전개해보고자 합니다(25). 박두진 시인의 「6 ‧ 25의 노래」의 가사를 제목으로 잡은 이유입니다. 위안부 생존자가 사라지면서 그 역사를 잊을 위기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전쟁의 참상을 기억하셨던 어르신들이 연로하심으로 점점 잊혀져가는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은‘기억(Remember)하라!’는 겁니다. 기억이라는 단어를 분해(分解)해 봤습니다. ‘Re(다시)’라는 단어와‘member(일원)’이라는 단어가 결합되었습니다. 따라서‘재구성(再構成), 혹은 새로운 조직’이라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래 하나였던 공동체가 서로 싸우고, 적대(敵對)하고 있는 아쉬움을 반성, 회개하여 새롭게 하나되라(!)는 명령으로 읽혀졌습니다.
본문은 “부자와 거지, 나사로”로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부자는 무명(無名)입니다. 그런데 그가 얼마나 부자였는지(?)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기더라(19).”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나사로’라는 이름의 거지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부자가 그 형제의 아픔을 외면하고 돌보지 않음을 성경은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 고발의 끝에 결국 심판이 있었고,‘천국과 지옥’으로 분리, 죄값을 받고있는 그림을 본문은 그리고 있습니다. 이름없는 부자의 참혹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지옥, 혹은 음부에서 고통 가운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23). 그곳은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습니다(24). 천국과 지옥의 간격이 얼마나 큰지, 큰 구렁텅이가 있어, 서로에게 닿을 수 없습니다(26). 이에 부자는 한 가지 청(請)합니다.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셔서 다섯 형제들이 이곳에 오지 않도록 증언케 하소서(27).”하지만, 이 간절한 부탁도 들어줄 수 없답니다. 오직 “모세와 선지자들이 그들에게 있으니, 그들에게 들어야 한다(29).”고 말합니다. 결국, 사람은 죽고 하나님 앞에 섭니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요?
첫째, 약한 자를 기억하시는 하나님을 믿어 가난하고 연약한 이들을 돌볼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어야 할 줄 믿습니다. 세상은 강한 사람들,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지만, 하나님은 세상이 기억하지 않는 나사로와 같은 민초(民草)들의 이름까지 기억하시는 분이십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름없이 빛도 없이 헌신했던 의병과 독립투사, 민주열사, 그리고 주님의 명령에 의해 기꺼이 순종했던 하나님의 사람들을 기억하십니다. 주님께 기억되는 이름일 수 있길 바랍니다.
둘째, 기억을 위해 ‘재구성, 회개’해야 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새하늘과 새땅’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목적과 방향을 다시 찾고,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이웃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님의 사람인 줄 믿습니다. 죽어가는 영혼들, 아파하는 영혼들의 ‘헌데/상처’를 싸맬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 나라는 돈과 명예, 권력에 관심하지 않습니다. 그곳은 차별도 아픔도, 눈물도 없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하는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게 됨(단 12:3).”을 기억하고 복음의 빚진 자로서, 또한 전쟁과 가난함의 구제를 받았던 나라였음을 기억, 더 나누고 베풀 때입니다. 함께 손잡아 주고, 마음을 모아 기도해 주며, 주님께서 주신 사명 잘 감당하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