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2)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16 또 두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 하시고
17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
(요한복음 21장 15-17절)
2024년 매일묵상(성경읽기)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심방을 서둘렀습니다. 사순절을 보냈고,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와 부활주일, 교회 부속건물 철거와 사무실 이전, 총선에 이르기까지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할 만큼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주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요 20:19).”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제자들에게 찾아오셨던 것처럼, 제게도 찾아오셔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힘내라 하십니다. “평안하여라!”라고 말입니다. 이에 반응해야 할 줄 믿습니다. 어떤 반응을 하면 좋을까요?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의 1절 가사입니다. 이 찬송은 여객선 침몰로 4명의 자녀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스파포드(H.S.Spafford)의 고백입니다. 시카고 대화재로 전 재산을 잃었던 사업가요, 변호사였던 그에게 두 번째로 다가온 큰 시련, 극적으로 부인만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고 현장으로 가는 길에도“주님의 은혜가 내게 족하며, 내게 주신 주님의 평안으로 내 영혼이 그저 평안하다.”라고 고백했던 위대한 복음 전도자 스파포드는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기억하면 능히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찬송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의 존 뉴턴(J. Newton)도 우리를 감동케 합니다. 노년에 치매로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내가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나는 내가 죄인이었다는 것과 그리스도께서 나를 구원하셨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기억하고 싶다.”라고 말했으니까요. 금주를 기점으로 벚꽃은 마무리가 될 듯 합니다. 연세 많으신 권사님께서 아쉬움에 ‘내년에 저 꽃을 볼 수 있을까?’그 소리에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간 소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함께 짊어진 우리이기에 부활의 기쁨과 영광도 함께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답하고 어수선한 우리를 찾아와 다시금 ‘샬롬’을 말씀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우리도 대답해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바닷가의 베드로를 찾았습니다. 금요일 새벽, 대제사장의 뜰에서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그 상황 그대로, 새벽에 세 번의 사랑 고백을 요청하십니다. 오직 한 가지 이유, 베드로의 사랑 고백을 통해서 그의 사명을 다시 확인하고자 함인 줄 믿습니다. 그를 위로하고 격려하여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우뚝 세우기 위함인 줄 믿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도 찾아와 물으십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를 달리 표현해보겠습니다. “너는 너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느냐?”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진리, 이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건만, 그 사명을 망각한 이들을 향해, 그 첫사랑을 상기(想起)하게 하는 물음입니다. 사명을 잊고 있는 제자에게 사랑 고백을 하게 함으로 다시금 그 사명을 깨닫게 하기 위한 예수님의 배려입니다. 사명을 감당하는 자에게 필요한 질문입니다.
여러분, 결혼할 때의 다짐을 기억하십니까? 결혼한 부부가 시시때때로 확인해야 할 것이 사랑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매 주일, 부활해야 합니다. 매 주일, 사랑한다고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 주님 나라와 영광을 위해서 오늘도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우리 다같이 반응하십시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사명 잘 감당하고 있지?”“예, 주님, 사랑합니다.”이 고백과 사랑이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안함과 담대함을 가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