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라 내가 하늘로부터 너희에게 말하는 것을 너희 스스로 보았으니
23 너희는 나를 비겨서 은으로나 금으로나 너희를 위하여 신상을 만들지 말고
24 내게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네 양과 소로 네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 내가 내 이름을 기념하게 하는 모든 곳에서 네게 임하여 복을 주리라
25 네가 내게 돌로 제단을 쌓거든 다듬은 돌로 쌓지 말라 네가 정으로 그것을 쪼면 부정하게 함이니라
26 너는 층계로 내 제단에 오르지 말라 네 하체가 그 위에서 드러날까 함이니라 (출애굽기 20장 22-26절)
'노예해방’하면 떠오르는 인물하면 미국의‘링컨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영국의 ‘윌리엄 윌버포스(Willaim Wilberforce)’라는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 영국은 식민지에서 잡아온 노예로 부(富)를 창출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노예무역은 성역(聖域)이었습니다. 하지만, 윌버포스는 1780년 하원의원 때부터 암살의 위험을 감당하며 노예무역폐지 법안을 약 150차례 제안, 1807년 결국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30년 뒤, 노예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이끌었습니다. 그가 믿고, 고백하는 하나님은 힘과 폭력이 아닌 오직 사랑으로 다스리시는 거룩하신 분이었습니다. 생명과 평화를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도 바로 그렇습니다. 모든 이들에게 생명 주시기 위해, 평화의 나라, 곧 하나님 나라 회복을 위해 임하신 줄 믿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이 기록되어질 무렵 이스라엘은 패망하여 바벨론의 노예로 살았습니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세상을 추구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예컨대 사사시대, 하나님께서 왕이심에도 불구하고 세상처럼 힘 있는 왕을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이스라엘 모든 장로가 모여 라마에 있는 사무엘에게 나아가서 이르되 … 모든 나라와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삼상 8:4-5).”평화보다는 힘과 권력에 의해 지배하고 다스리려는 욕심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철저하게 노예제도를 거부하셨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혹 노예를 부리더라도 희년제도를 통해 다시 자유롭게 하라고 명령하신 겁니다. 그러나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논리, 곧 힘과 권력, 풍요와 다산이면 된다고 생각했고, 자신들의 특권을 계속해서 누리고 싶었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영웅이야기를 중심으로 효율과 능률을 우선순위에 둡니다. 하지만 성경은 노예제도를 부정하고 생명과 공존(共存)의 평화를 강조합니다. 세상은 노예노동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합니다만, 성경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귀한 사람으로서 서로를 대하라고 명령합니다. 그것의 단적인 예가 오늘 본문의 배경입니다. 본문은 「여호와 하나님을 위해 쌓는 제단에 대한 법」입니다. 당시 힘과 권력의 상징은 노예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의 토목공사였습니다. 예컨대 피라미드, 혹은 지구라트 등의 거대한 건축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공사를 감당하는 노예들은 가혹한 착취를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일본에 의한 조선 청년들의 강제노역은 채석장과 벌목장, 전쟁에서의 총알받이, 성노예 등 끔찍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노예제도의 문제입니다. 폭력을 정당화하고, 착취와 전쟁을 통한 욕심의 횡포를 우리는 뼈저리게 체험한 나라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외치며 비폭력 운동, 잃어버린 나라의 주권을 되찾겠노라 외쳤던 외침, 이 나라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며, 자주독립국임을 만방에 선포한 날이 바로, 오늘, 삼일절의 의미입니다.
복음은 세상 만민이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그래서 그 어떤 억압과 불평등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에 성경은“금과 은으로 우상을 만들지 말라!”라고 명령함으로 아예 광산노동, 즉 주물을 통한 힘겨운 노동력 착취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듬는 돌로 제단을 쌓지 말라!”라고 명령함으로 당시 사회적으로 정당화됐던 노역들을 거부, 거절하고 있는 겁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다른 신들과는 다른 분이라는 사실, 즉 노예를 해방시킨 출애굽의 하나님으로 폭력과 착취 등 악습을 거절하는 사랑의 하나님임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님을 예배하면 복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모든 백성들이 알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입술을 통해 이 사실을 알리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