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제 너희가 구한 왕, 너희가 택한 왕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 위에 왕을 세우셨느니라
14 너희가 만일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의 목소리를 듣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지 아니하며 또 너희와 너희를 다스리는 왕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따르면 좋겠지마는
15 너희가 만일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면 여호와의 손이 너희의 조상들을 치신 것 같이 너희를 치실 것이라
16 너희는 이제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희 목전에서 행하시는 이 큰 일을 보라
17 오늘은 밀 베는 때가 아니냐 내가 여호와께 아뢰리니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사 너희가 왕을 구한 일 곧 여호와의 목전에서 범한 죄악이 큼을 너희에게 밝히 알게 하시리라
18 이에 사무엘이 여호와께 아뢰매 여호와께서 그 날에 우레와 비를 보내시니 모든 백성이 여호와와 사무엘을 크게 두려워하니라
19 모든 백성이 사무엘에게 이르되 당신의 종들을 위하여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여 우리가 죽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우리의 모든 죄에 왕을 구하는 악을 더하였나이다
20 사무엘이 백성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가 과연 이 모든 악을 행하였으나 여호와를 따르는 데에서 돌아서지 말고 오직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
(사무엘상 12장 13-20절)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두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한쪽 어머니는 비오는 날에는 짚신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맑은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합니다. 반대로 다른 어머니는 비오는 날에는 우산장사 잘되겠다고 기뻐하고, 맑은 날에는 짚신 장사하는 아들을 떠올리며 기뻐합니다. 최근 많은 눈과 추위로 겨울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당연한 것인데, 입술에서는 불평이 쏟아지진 않았는지요?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역사의 주인 되시는 주님을 고백합니다. 2024년 대심방 중입니다. 오직 주님만을 신뢰하고 의지할 때, 가장 좋은 것으로 베푸실 주님을 믿습니다.
이스라엘은 유월절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추수를 시작합니다. 위도에 따라서 곡식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갈릴리 게네사렛 지역의 보리부터 점차적으로 추수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계산하는데, 그것을 소위 ‘오메르 카운트’라고 말합니다. “안식일 이튿날 곧 너희가 요제로 곡식단을 가져온 날부터 세어서 일곱 안식일의 수효를 채우라(레 23:15).”그렇게 시간이 지나 50일 즈음이면 밀 수확까지 모두 마치게 되는데, 그 날을‘칠칠절’이라 부르며 절기로 지킵니다.“칠칠절 곧 맥추의 초실절을 지키고 세말에는 수장절을 지키라(출 34:22).”그런데 이 기간에 이스라엘은 두 가지 확연히 다른 바람이 불어옵니다. 하나는 지중해성 기후, 곧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 반도, 즉 남동쪽의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입니다. 농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여름과실들, 요컨대 포도와 석류, 올리브와 종려나무, 무화과나무 등이 싹이 나고 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따뜻한 남동풍이 불어야 제대로 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본문의 상황이 꼭 이 시기였습니다. “오늘은 밀 베는 때가 아니냐 내가 여호와께 아뢰리니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사 너희가 왕을 구한 일 곧 여호와의 목전에서 범한 죄악이 큼을 너희에게 밝히 알게 하시리라(17).”그런데 본문은 기상이변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남동풍,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줘야 할 시기에 우레와 비, 곧 북서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겁니다.
본문은 사사기를 거쳐 왕정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 왕이신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눈에 보이는 왕을 세워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그것을 좋지 않게 보셨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불신앙과 패역함을 심판하시겠다는 겁니다. 당시 가나안 원주민들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우상들을 많이 섬겼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밀과 보리를 풍성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북서쪽의 찬바람 신을 섬기고, 여름과실을 풍성하게 얻기 위해서 남동풍의 신을 섬깁니다. 그렇게 자기들 입맛대로 섬기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오직 한 분,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기 위해 모세가 쓴 교육교재가 신명기서입니다. 신명기 8장의 다짐은 이런 상황을 분명히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만을 경외해라(6) 가나안 땅의 소산은 밀과 보리,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감람나무와 꿀이니(8) ... 네가 만일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너희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19).”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증거로 세운 성막, 그 중에서도 가장 거룩하다고 여겨지는 지성소에는 북쪽에 떡상과 남쪽에 등잔대롤 놓습니다. 왜냐하면 북서풍의 영향으로 얻어지는 곡식과 남동풍으로 튼실한 열매를 맺는 올리브 감람나무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휘장 앞으로는 북쪽에 상을 차려 놓고, 그 상의 맞은쪽인 성막의 남쪽에는 등잔대를 놓아라(출 26:35).”그런데 오늘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의 풍습을 따라 왕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명기의 다짐과는 정반대, 곧 하나님만을 섬기겠다고 맹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길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아주 작은 기후의 변화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 만왕의 왕 되신 자신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진짜 왕이신 하나님을 섬기며 그분께서 베푸시는 은혜와 평강을 누리는 2024년 되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