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5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
6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7 그가 전파하여 이르되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9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10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11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마가복음 1장 4-11절)
세례요한의 세례는‘죄사함을 받게하는 회개의 세례’였습니다(4). 회개(悔改), 곧 잘못을 뉘우치고 돌이키게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세례요한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마 3:2, 8).”고 외쳤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세례요한의 외침에 당대 종교지도자였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도 세례를 받고자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향해 셰레요한은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11).”라고 말하며 자신은 물로 세례를 주지만, 이후 오실 분은 성령으로 베푸실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예수님은 뉘우칠 잘못, 곧 죄가 없으신 분이십니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5).”당연히 세례를 받으실 이유가 없으신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세례요한)에게 머리를 숙이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첫째,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 위함이었습니다. 주 예수님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6-8).”그렇게 우리에게 더 가까이 하시고자 연약한 모습으로, 작고 보잘 것 없는 아기로 이 땅에 오신 분이십니다. 그 사랑을 일컬어 우리는‘하나님의 의’라고 말합니다. 그 의(義)의 핵심은 ‘십자가’입니다. 본문과 병행하는 마태복음 3장 말씀에서는 세례요한의 만류와 허락을 구하는 예수님의 설득, 그리고 그것을 용납하는 세례요한의 대화가 나옵니다.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마 3:14-15).”세례를 받는 것이 하나님의 의였습니다.
둘째, 가까워지는 것을 넘어 하나 되기 위함이었습니다. 친히 사람이 되신 것도 은혜였는데,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셨고 심지어 십자가와 하나가 되셨습니다. 투박하고 무거운 나무 십자가, 그리고 창과 못에 박혀 피조물과 하나가 되신 창조주 하나님이 되셨습니다. 피조물 중에 하나인 식물과, 그리고 땅 아래 묻혀있던 철광물과 하나가 되어 살이 찢기고 피를 흘리셨습니다. 이유가 하나 있다면 겸손과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시기 위함입니다. 죄로 인해 깨어졌던 관계, 그 죄는 교만이었고, 욕심과 이기였습니다. 이 모든 죄를 뿌리 뽑기 위해 당신은 겸손하셨고, 사랑으로 하나 되신 것입니다.
셋째, 성령세례로 향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성령충만이란 나의 생각이 아닌 주님의 뜻이 가득함을 의미합니다. 성령님은 지혜의 영이요, 사랑의 영이십니다. 주님께서 가라하면 가고, 멈춰서라 하면 멈추는 것은 나의 뜻을 철저히 내려놓는 희생과 겸손이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이러한 까닭에 성령 충만함은 사실 뭔가를 채우려는 것이 아닌 비우는 것입니다. 즉 내 뜻을 비우고 하나님 뜻과 성품을 채우는 것인 줄 믿습니다. 내 뜻은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요일 2:16)이요, 주님의 뜻은 주님께 사랑받는 자녀요, 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세례는 죄사함을 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본질적 변화입니다. 소유권을 주님께 내어 맡기겠다는 결단의 표시입니다. 이제부터 영원토록 주님께서 다스려 달라는 간구요, 이끄심을 넘어 책임져 달라는 요청인 줄 믿습니다. 2024년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직분과 직책 등 사명에 대해서 우리 예수님의 사랑과 십자가 희생을 기억하며 겸손하게 나아가 주님께 사랑받는 자녀, 기뻐하는 자 되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