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서 가르치시니 큰 무리가 모여들거늘 예수께서 바다에 떠 있는 배에 올라 앉으시고 온 무리는 바닷가 육지에 있더라
2 이에 예수께서 여러 가지를 비유로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시는 중에 그들에게 이르시되
3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4 뿌릴새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고
5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6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7 더러는 가시떨기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 기운을 막으므로 결실하지 못하였고
8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였으니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가 되었느니라 하시고
9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마가복음 4장 1-9절)
“씨 뿌리는 자의 비유”라고 알려진 본문은 네 가지 땅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길가, 돌밭, 가시떨기, 그리고 좋은 땅입니다. 농부는 그저 씨를 뿌립니다. 자라고 열매맺는 일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입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6-7).”
2023년을 마무리하는 송년주일입니다. 한해동안 말씀에 순종하지 못했고, 게으르고 나태했던 악한 종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들으라!”라고 말씀하십니다(3, 9) 샌드위치처럼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득 신명기 6장 말씀이 떠오릅니다. “쉐마 이스라엘!”의 외침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4-5).”그렇게 하나님을 믿고, 말씀에 순종하며 살았어야 했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여 열매 맺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부끄럽습니다.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나의 모습이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와 같아서 찍혀 버려질 수밖에 없는 위기입니다. “포도원지기에게 이르되 내가 삼 년을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버리라 어찌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눅 13:7).”하지만, 아직은 유보(留保)입니다.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 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눅 13:8-9).” 길가와 같았던, 돌밭이었던, 가시떨기 밭이었던 내 모습을 기경(起耕)하여 좋은 밭을 일구십시다.
1. 길과 같이 굳은 땅의 모습이었습니다. “길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고(4).”이는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탄이 즉시 와서 그들에게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15).”이라 했습니다. 씨가 뿌리도 내리기 전에 사라진 경우입니다. 생명의 움이 트기도 전에 정죄와 비난, 죽임에 앞장섰던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모습, 곧 종교인(!)의 모습으로 나만 옳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르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모습을 회개합니다. 마음을 다하지 못해 영적 시험에 빠졌던 모습에서 벗어나십시다.
2. 흙이 얕은 돌밭의 모습이었습니다.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4-5).”이는 “말씀을 들을 때에 즉시 기쁨으로 맏으나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 곧 넘어지는 자(16-17).”라고 말합니다. 신앙생활이 늘 밝고 환한 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흐리고 어두운 날, 외롭고 괴로운 날도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말씀에 뿌리를 내리는 삶인 줄 믿습니다. 세상이 뜻을 꺾으려 하고, 목숨을 위협합니다. 그러한 박해, 곧 외적인 환경들이 우리를 넘어뜨리려 하지만, 주님의 뜻이 승리합니다. 영생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3. 가시떨기와 같이 가시를 품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시가 자라 기운을 막으므로 결실하지 못하였고(7).”이는 “말씀을 듣기는 하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18-19).”라고 말합니다. 세상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는 말입니다. 하나님 없이 살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이러한 교만과 욕심, 곧 내적 시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위 세 가지는 ‘쉐마 이스라엘’의 핵심인 마음, 뜻/목숨, 힘과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적(사단), 외적(박해), 내적(욕심)의 유혹들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님은 이 모든 것을 이기고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감당하셨습니다. 그리고 부활 승리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내게 주신 말씀으로 받아 생명처럼 여기고 붙드는 좋은 밭 되십시다. 악한 사단의 유혹을, 세상을, 내 자신과 싸워 이겨내십시다. 그리고 아름다운 열매맺는 나무 되십시다. 아름답게 가꾸어 결실(結實)하십시다. 그래서 주님을 흐뭇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저와 여러분일 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