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리니 너는 내 목전에 은총을 입었고 내가 이름으로도 너를 앎이니라
18 모세가 이르되 원하건대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
19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내 모든 선한 것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선포하리라 나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
20 또 이르시되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
21 여호와께서 또 이르시기를 보라 내 곁에 한 장소가 있으니 너는 그 반석 위에 서라
22 내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23 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 (출애굽기 33장 17-23절)
본문은 문맥상 32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모세의 하산(下山)이 늦어지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론을 앞세워 금송아지 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급히 내려보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십계명 돌판을 내던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편에 선, 레위인들을 통해서 3천 명의 사람들을 죽입니다. 그리고 모세가 기도합니다.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차라리 생명책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워달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하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본문 바로 앞에서 모세는 이렇게 간구합니다.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께서 친히 가지 아니하시려거든 우리를 이곳에서 올려보내지 마옵소서(출 33:15).”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본문이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철회(撤回)하신다는 겁니다. “네가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겠다. 너는 은총을 입은 사람이요, 내가 너를 잘 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 하나님의 긍휼이요, 용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는 추가적으로 더 요구합니다.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라고 말입니다.
먼저 ‘주의 영광, 혹은 여호와의 영광’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할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광은 임재입니다. 출애굽기 24장에서 시내산 언약을 맺음으로 여호와의 영광이 시내산 위에 머물게 됩니다. 그 모습이 맹렬한 불같았습니다. 그리고 출애굽기 마지막 40장에 보면, 성막이 봉헌됩니다. 그때, 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하게 됩니다. 이어서 이동을 할 상황인데,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 영광이 보여지게 됩니다. 한 마디로 모세의 요청은 여호와의 산에 임했던 영광이 성막으로 옮겨, 이스라엘의 이동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요컨대 우리와 함께 계셔달라는 요청인 겁니다.
왜요? 금송아지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하나님은 결별 수순을 밟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먼저 약속을 파기했기 때문에, 하나님 편에서도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될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세의 간절한 요구로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철회하고 다시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는 불안했습니다. 약속의 증거가 없으니 그 증거를 보여달라는 겁니다. 위로가, 확증이 필요했던 겁니다.
이 요청에 주님께서 보여주신 것은 은혜와 자비였습니다. 지금까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메시지, 곧 은혜와 사랑의 메시지로 가득합니다. 핵심만 언급하면, “여호와의 선하심을 네게 보여주마, 여호와가 어떤 분이신지 알려주마, 그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시는 분이시니, 여호와는 반석이요, 네가 그 위에 설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반석이란 피난처요, 영원이요, 든든한 기초입니다. 그 위에 서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단, 주님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얼굴을 본다는 것은 눈으로 보고 믿겠다는 것인데, 이는 금송아지 우상숭배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본 것만 믿고, 들은 것만 듣겠다(?) 그렇게 경험한 하나님만 믿겠다는 것은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믿는 믿음’인 겁니다. 믿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크신 하나님이시니,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경험을 합해도 하나님을 설명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들에게 “너희들은 내 등을 볼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앞서 행하실 것임을 천명(闡明)한 겁니다. 출애굽의 시작에 앞서 당신의 이름, 여호와(나는 스스로 있는 자, 곧 나는 나다(출 3:14))를 밝히신 그대로였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는 믿음과 순종을 보이라는 명령인 겁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그분은 오늘 말씀처럼 은혜의 하나님이시오, 용서의 하나님,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 반석이신 주님, 우리를 지키시고 배려하시는 하나님, 선한 목자되시는 분이신 줄 믿습니다. 우리의 경험을 넘어서 말씀하시는 분이신 줄 믿습니다. 그 영광을 우리에게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