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36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37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38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39 이 때에 마리아가 일어나 빨리 산골로 가서 유대 한 동네에 이르러
40 사가랴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하니
41 엘리사벳이 마리아가 문안함을 들으매 아이가 복중에서 뛰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42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43 내 주의 어머니가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 된 일인가
44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
45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 (누가복음 1장 34-45절)
오늘은 8월, 그리고 성령강림절기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최근 저는 교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함께 묵상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2023년 하반기를 달려갈 것인데, 우리는 연약하기고 부족하기만 합니다. 이에 주님께서 우리를 격려하시면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35)…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에게 복이 있도다(45).”라고 말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를 ‘복된 자’라고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아울러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는 줄 믿습니다(37).”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며,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어떤 모습일까요? 본문은 두 가정을 언급합니다. 하나는 요셉과 마리아요, 다른 하나는 사가랴와 엘리사벳 가정입니다. 이들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본문의 상황은 마리아를 향한 ‘수태고지(受胎告知)’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의아했습니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34b).”이에 대한 대답입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가능하다. 하나님의 능력이면 충분하니 이는 거룩한 이, 곧 하나님의 아들이다. 친척 엘리사벳도 불임(不姙)이었는데, 아이를 가져 6개월이 되었다. 말씀은 능치 못할 일이 없다.”라고 말합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강력한 하나님의 음성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마리아는 자신의 뜻을 굽히고 주의 뜻이 이뤄지길 바랐습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
이 상황에서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에서 유대 땅까지 한걸음에 달려갑니다. 성경은 마리아의 이 걸음을 ‘문안(問安)’이라고 합니다(40/41/44). 그 수고와 사랑에 성령이 임합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가 문암함을 들으매 아이가 복중에서 뛰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41). 마리아를 복되다 말하고, 아울러 그녀의 임신을 향해서도 복되다 말합니다.” 그러자 엘리사벳의 복중의 아이가 기쁨으로 뛰놀게 되고 그의 입술을 통해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우리 모두도 복되다(45).”라는 음성을 듣게 된 겁니다. 저는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성령 충만의 전염성(?)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울러 복(福)의 확장이기도 하구요.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하나님 앞에 의인이요 말씀대로 행하는 사람(6)’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이를 갖지 못한 이유로 아픔을 간직한 나이 많은 부부였습니다. 이 가정을 위로, 격려하고자 마리아가 찾아왔습니다. 사실 이 가정은 지난 5개월 동안 숨죽였고, 부끄러움 가운데 있었습니다(24-25).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 알아주는 한 여인, 마리아가 찾아왔고 그 섬김과 헌신이 이 가정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회복, 치유의 역사로 이끈 줄 믿습니다.
한편, 본문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에게도 주목하고자 합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 마리아를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본문과 병행되는 마태복음 1장 하반절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 그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그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 하였으나, 성령으로 된 것을 알아 그저 품게 됩니다.”이후 헤롯의 폭정을 피해 애굽으로, 다시 갈릴리 나사렛으로 이동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내 아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그의 헌신과 배려는 말씀을 이루는 씨앗이 됩니다. “요셉이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니라(21) 말씀에 나사렛 사람이라 칭하리라 하심을 이루려 하심이라(마 2:21,23).”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말씀의 의미를 깨달아 기꺼이 십자가 짊어지는 수고와 헌신을 감당하는 이 시대의 요셉과 마리아와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통해 하나님은 일하실 것이며, 성령으로 도우실 겁니다. ‘믿음’을 소유하십시다. 그래서 ‘복된 자’로 ‘의로운 자’로 서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