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누가복음 2장 14절)
본문을 새번역 성경으로 보면,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은 우리 인생의 방향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이 땅에서의 평화인데, 그것은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랍니다.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은 누굴까요? 안타깝게도 저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릅니다. 저는 오늘 그 ‘다름’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다른데, 하나인 복음서의 시작들을 하나로 묶어서 말씀, 곧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오늘은 광복절을 맞는 주간으로 총회는 「평화 ․ 통일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각각의 기자들이 저마다의 환경과 상황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엮어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주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일구고자 노력합니다. 얼마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백이요, 방향인지요?
마태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예수가 성경이 증언해 온바, 메시야라는 사실을 선포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참 많이 인용하며 증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아브라함과 다윗을 끌어들여 더더욱 예수가 그리스도인 것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마태복음은 ‘과거’를 강조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이렇다. 성령에 의해 동정녀 마리아가 잉태하였으며 아이를 낳을 것인데,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다. 번역하면 ‘예수, 곧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자’이다.”라고 말합니다.
마가는 로마인들을 대상으로 예수의 인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섬김과 나눔의 모습으로 실제적, 역사적인 인물이었다고 선포합니다. 그래서 마가는 ‘현재’를 강조하는 시각을 보여줍니다. 마가복음의 시작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이렇다.”라고 설명하면서 세례요한 이후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펼치시기 위해 살으셨고, 또한 죽으셨다는 사실을 나열합니다. 그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며 그는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밝힙니다.
누가는 조금 더 광범위하게 헬라인들을 대상으로 역사적 예수, 완전한 사람으로 예수님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분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억눌린 자, 소외된 자 등 지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하시고 그들을 생명으로, 구원으로 인도하실 분으로 묘사합니다. 그러면서 누가복음의 시작은 다른 복음서와 달리 수신자, 데오빌로를 언급하며 시작합니다. “우리 가운데 일어난 이들에 대해서 우리는 목격자요, 전파자입니다. 데오빌로 각하께서 이 글을 읽고 확신 가운데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소망, 곧 미래를 강조합니다.
그렇게 공관복음서는 과거, 현재, 미래를 각각 이야기하는데, 요한복음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한은 믿음의 공동체를 향해 태초부터 말씀이 계셨고, 그 말씀은 하나님이시며, 생명되시고, 빛되신다고 선포합니다. 혈통으로, 혹은 육정으로,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않으시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선포하며 복음서를 시작합니다.
사복음서를 하나로 엮어 보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렇습니다(마태). 그분이 우리 가운데 임하심으로 하나님의 아들, 복음은 시작됩니다(마가). 사랑하는 자여, 이 사실을 읽고 확인하여 증거한 사실 그대로 진짜 있었던 사실임을 기억하십시오(누가). 이 말씀은 태초부터였으니 생명이요, 빛이요, 하나님이십니다(요한).”이 진리를 고백하는 사람을 우리 하나님은 기뻐하시는 줄 믿습니다. 복음이 선포된 그대로 예수님이 살으셨던 삶을 살아내는 사람을 하나님은 기뻐하며 선물로 평화를 주시는 줄 믿습니다.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너무 쉽게 정죄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십시다. 예컨대 영남과 호남, 여당과 야당은 다름이지 틀림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大韓民國)입니다. 그 범위를 확대해 봅시다. 한글을 쓰고 읽고 말하는 북한을 향해 우리는 ‘한민족’이라고 말합니다. 나아가 한 분,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우리는 모든 민족과 종족을 아울러 크신 하나님께 영광, 주님의 기쁨으로서 평화를 일궈야 할 주인공입니다. 다름은 축복입니다. 다름으로 충분히 더 크고, 더 넓고, 깊은 하나를 이룰 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