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스라엘 집 사람이나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 중에 무슨 피든지 먹는 자가 있으면 내가 그 피를 먹는 그 사람에게는 내 얼굴을 대하여 그를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
11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12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기를 너희 중에 아무도 피를 먹지 말며 너희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라도 피를 먹지 말라 하였나니
13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나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 먹을 만한 짐승이나 새를 사냥하여 잡거든 그것의 피를 흘리고 흙으로 덮을지니라
14 모든 생물은 그 피가 생명과 일체라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어떤 육체의 피든지 먹지 말라 하였나니 모든 육체의 생명은 그것의 피인즉 그 피를 먹는 모든 자는 끊어지리라
15 또 스스로 죽은 것이나 들짐승에게 찢겨 죽은 것을 먹은 모든 자는 본토인이거나 거류민이거나 그의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을 것이며 저녁까지 부정하고 그 후에는 정하려니와
16 그가 빨지 아니하거나 그의 몸을 물로 씻지 아니하면 그가 죄를 담당하리라 (레위기 17장 10-16절)
최근 우리는 『레위기』를 가지고 새벽묵상을 하고 있습니다. 레위기는 숨 막히는 책(?), 그래서 성경을 쭈욱 읽어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책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수많은 종교의식이 오늘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에 대해 반기(反旗)를 듭니다. 왜냐하면 레위기가 없이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 곧 보혈의 공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는 성경이 바로 레위기임을 알게 된다면, 결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지요. 요컨대 시편과 신명기와 더불어 가장 많은 부분 인용되고 있음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책(!)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다.
레위기의 포인트 중 하나가 “피의 신학”입니다. 피는 생명이니 함부로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생명의 주인은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선포인 겁니다. 그리고 이는 보편적 법칙으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에서는 거듭 ‘이스라엘과 거류민’모두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은 오고 오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모든 지역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노아 홍수 이전에는 식물을 먹을 것으로 지정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홍수 이후에는 달랐습니다.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 채소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창 9:3).”육식도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창 9:4).”여기서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이 명령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십계명보다 더 포괄적인 온 인류에게 적용되는 대명령이라는 사실입니다. 초대교회는‘할례문제(행 15장)’를 다루면서 이 대전제를 논의 끝에 확정했습니다. “그러므로 내 의견에는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하지 말고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행 15:19-20).”이유는 분명합니다. 생명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인간이건 동물이건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니 함부로하지 말라는 겁니다.
오늘은 총회가 제정한 『5 ‧ 18 민주화운동기념주일』입니다. 1980년, 자유와 정의를 위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잔혹한 살육의 현장에서는 총탄에 스러진 시민들이 있었고 그렇게 가족을 잃은 눈물과 한숨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역사를 기억하며, 그들의 희생과 불의에 대한 항거로 민주주의와 평화가 일어서게 됨을 믿습니다. 이에 저는 본문을 통해서 피의 역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첫째, 피는 관계형성의 고리입니다. 소위 ‘혈맹(血盟)관계’라고 말합니다. 피로 맺은 관계는 그 무엇보다 끈끈하고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함이지요. 이 상황에서‘언약의 피’를 떠올려도 좋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 보혈을 흘리심으로 우리는 부모, 자녀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형제자매가 되었고 그렇게 하나님의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둘째, 피는 죄를 씻는 도구입니다. 더러움과 부정을 씻어, 깨끗하게 하는 유일한 도구가 피입니다. 죄값을 치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세계적으로 제사에서는 어김없이 희생제물, 대속제물을 드립니다. 우리의 죄를 위해 피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에 감사할 이유인줄 믿습니다. 바울의 고백은 이를 확인합니다.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사함을 받았느니라(엡 1:7b).”뿐만 아니라 베드로도 “대속함을 받은 것은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된 것이라(벧전 1:19b).”이 보혈이 예수님의 그리스도 되심, 구원의 핵심이 됨을 기억하고 감사하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