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야의 딸 리스바가 굵은 베를 가져다가 자기를 위하여 바위 위에 펴고 곡식 베기 시작할 때부터 하늘에서 비가 시체에 쏟아지기까지 그 시체에 낮에는 공중의 새가 앉지 못하게 하고 밤에는 들짐승이 범하지 못하게 한지라
11 이에 아야의 딸 사울의 첩 리스바가 행한 일이 다윗에게 알려지매
12 다윗이 가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길르앗 야베스 사람에게서 가져가니 이는 전에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을 길보아에서 죽여 블레셋 사람들이 벧산 거리에 매단 것을 그들이 가만히 가져온 것이라
13 다윗이 그 곳에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가지고 올라오매 사람들이 그 달려 죽은 자들의 뼈를 거두어다가
14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서 그의 아버지 기스의 묘에 장사하되 모두 왕의 명령을 따라 행하니라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 (사무엘하 21장 10-14절)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모성애(母性愛)만큼 강한 사랑은 없습니다. 오늘은 총회가 제정한 『여신도주일』입니다. 참사랑의 실천자였던 ‘리스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아픔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헌신적 사랑과 간절함으로 세상을 감동케 한 여인이었습니다. 침묵하고 있는 세상을 일깨운 여인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그녀의 돌봄과 사랑이 당대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헌신을 본받아 여신도회뿐 아니라 이 시대에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먼저 ‘리스바’라는 인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리스바의 등장은 아픔으로 시작합니다. 사무엘하 3장이 첫 등장인데요.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전쟁이 오래매 다윗은 점점 강하여 가고 사울의 집은 점점 약하여 가니라(1).”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울의 사촌이었던 아브넬이 권세를 잡습니다(6b). 그리고 그 힘을 보이기 위해서 였을까요? 사울의 첩이었던 리스바를 취하기에 이릅니다. “사울에게 첩이 있었으니 이름은 리스바요 아야의 딸이더라 이스보셋이 아브넬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내 아버지의 첩과 통간하였느냐(7).”그리고 오늘 본문에서는 그녀의 두 아들, 알모니와 므비보셋이 한 날, 한 시에 죽는 것을 목격합니다. “왕이 이에 아야의 딸 리스바에게서 난 자 곧 사울의 두 아들 알모니와 므비보셋과 사울의 딸 메랍에게서 난 자 곧 므홀랏 사람 바르실래의 아들 아드리엘의 다섯 아들을 붙잡아 그들을 기브온 사람의 손에 넘기니 기브온 사람이 그들을 산 위에서 여호와 앞에 목 매어 달매 그들 일곱 사람이 동시에 죽으니 죽은 때는 곡식 베는 첫날 곧 보리를 베기 시작하는 때더라(8-9).”도대체 무슨 일이었을까요?
본문 21장은 3년 기근으로 시작합니다. 국가적 재난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러한 아픔의 이유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의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하지 아니하면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를 것이라(신 28:15).”다윗왕이 해결방법으로 택한 것은 기브온 사람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사울의 자손 일곱을 내주어 목 매어 달도록 허락해 달라(6).”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제가 볼 때는 저들은‘희생양’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사울의 죄로 인한 기근이었다면, 사울 시기에 임했어야 합니다만, 지금은 시간이 한참 지난 다윗 시기입니다. 혹 그렇다면 사울의 죄를 그들의 후손이 받는 것도 문제입니다.“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신 24:16b).”게다가 시신을 방치(放置)하는 일도 안될 말입니다. “그 시체를 나무 위에 밤새도록 두지 말고 그 날에 장사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신 21:23).”그렇게 율법과 말씀에서 벗어나 있던 이스라엘과는 사뭇 다르게 혈혈단신(孑孑單身) 여인의 몸으로 밤낮, 새들과 들짐승을 내쫓고 약 6개월 동안 굵은 베를 가져다가 펴 놓고 뼈만 남을 때까지 인내와 극기로 헌신했던 리스바의 모습은 엘리야의 기도(왕상 18장), 아브라함의 언약(창 15)을 떠올리게 합니다. 고난의 현실 속에서 가족을 지키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깨달아 주님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감당했던 리스바는 다윗과 침묵하던 이스라엘을 일깨운 헌신과 인내, 사랑의 사람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결국 다윗은 사울과 요나단, 그리고 일곱 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그제서야 하나님은 기근을 멈추고 이 땅에 단비를 줍니다. 우리 때문에 이 땅의 아픔이 사라지고 치유되는 은혜가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