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천사가 그에게 이르되 사가랴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도 그의 태어남을 기뻐하리니
15 이는 그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시지 아니하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16 이스라엘 자손을 주 곧 그들의 하나님께로 많이 돌아오게 하겠음이라
17 그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먼저 와서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오게 하고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 (누가복음 1장 11절-17절)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차갑고 어두운 일들이 세상에 가득합니다. 기쁨의 소식들보다 기도해야 할 제목들이 더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대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기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님의 뜻을 따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마음을 모아 나누고 베풀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부르신 이유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본문의 주인공 사가랴는 하나님 앞에 의인이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와 그 가정도 기뻐할 일보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아비야 반열에 제사장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름은 사가랴요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이니 이름은 엘리사벳이라 이 두 사람이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더라 엘리사벳이 잉태를 못하므로 그들에게 자식이 없고 두 사람의 나이가 많더라(눅 1:5-7).”그런데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너희 부부의 기도를 들으셨으니, 아이를 낳게 될 것이고 그 이름을 ‘요한’이라고 해라!”라는 겁니다. 이어서 덧붙이는 말이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도 그의 태어남을 기뻐할 것이다(14).”라는 겁니다. 이유가 있다면, 요한을 통해서 많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16). 실제로 세례요한은 성경이 증언한 다시 올 엘리야로서 그리스도를 예비할 사람이었습니다. “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말 4:5-6).”
참 안타까운 것은 구약과 신약 사이에 약 400년 동안 말씀이 희귀하여 들리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주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습니다. 아니 직접 찾아오셨습니다만, 사가랴는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믿을 수 없었으니까요. 나이도 많아 늙었습니다. 아이를 생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 나이에 뭘 해? 젊은 사람들이 해야지..’이런 저런 변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면, ‘나이 많아 아이를 출산하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라는 염려를 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결국, 믿음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주님께서 돌보시고 책임져 주실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구간만 달리면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나머지 부분은 주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입니다. 주님을 믿고 맡기기만 하면 되는 일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사가랴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일로 인해서 사가랴는 한 동안 말을 못하게 됩니다. 물론 침묵하면서 더더욱 하나님과 긴밀한 교제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는 분명 하나님의 채찍질입니다.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라(20).”
그런데 바로 뒤에 나오는 마리아의 수태고지(受胎告知)는 다릅니다. 똑같은 상황입니다. 기쁨을 전해주는 가브리엘 천사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 마리아에게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마리아는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7-38).”라고 대답합니다. 우리가 행해야 할 바라고 믿습니다. 어두운 현실에 갇혀 믿음없이 행할 것이냐? 아니면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주님의 뜻을 이룰 것이냐?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십시다. 성탄절 축하행사에 우리의 나이와 직분에 상관없이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하면 어떨까요? 주 하나님을 신뢰하고 주님 말씀에 그저 순종함으로 주님의 역사를 보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