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고 이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내 사랑하는 자녀 같이 권하려 하는 것이라
15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
16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
17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 안에서 내 사랑하고 신실한 아들 디모데를 너희에게 보내었으니 그가 너희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행사 곧 내가 각처 각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고린도전서 4장 14-17절)
과거 성적을 나타낼 때, “수우미양가”를 사용했었습니다. 수(秀)는‘빼어나다’라는 뜻으로 특별히 우수함을 이야기하고, 우(優)는‘넉넉하다’라는 뜻으로 훌륭함을, 미(美)는‘아름답다’, 양(良)은‘좋다, 뛰어나다’, 가(可)는‘좋다, 가능하다’라는 뜻입니다. 어떤 제자라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선생님의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지성(知性)의 아이콘이라 말할 수 있는 이어령 선생은“360명을 같은 방향으로 순위를 매기면 등수가 되지만, 각자 뛰고 싶은 방향으로 뛰게 하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직선 위에 줄 세워 놓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 각자에게 주신 은사와 사명대로 독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라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하나님의 뜻과 진리를 위해 살았던 사도 바울이 우리에게 명령합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 11:1).”
사람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인생길에서 나를 스치고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과 상황이 빚어낸 작품입니다. 물론 그 과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늘 개입하셨음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어김없이 사람을 통해 역사하시니, 우리를 인도한 부모님과 선생님, 선배님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뒤를 따라 지금, 여기에 있고, 우리의 뒤를 따라 자녀와 제자와 후배들이 그 길을 걷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늘 주의해야 합니다. 소위 “눈밭 위를 걸어갈 때 어지럽게 걷지 말라! 그것이 뒤따르는 사람들의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어른들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나요? 나의 자녀들에게, 제자들에게, 후배들에게 떳떳한 사람이었나요? 그렇게 좋은 스승을 만난 사람은 행복한 삶을 만들 줄 믿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는 사람들, 그래서 둘 다 구덩이에 빠지는 사람들(마 15:14).”이 있습니다. 이들은 진리를 가리는 사람, 소위 ‘미혹(迷惑)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사람들을 선동하고 자신들의 뜻 아래 많은 사람들을 이용합니다. 이단들의 행태가 그렇습니다.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도 그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진리 가운데 눈을 떠야 하고,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좋은 스승은 때로는 준엄한 꾸지람이 있어, 제자들이 바짝 정신 차리게 합니다. 그러나 상처가 되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애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스승은 자신이 스스로 본이 되어 겸손합니다. 우리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5).”라고 말씀하심과 같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해 책망한 것은 그들을 부끄럽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훈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가르치는 자는 권위를 내세움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올바르게 잘 자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비의 마음이겠지요. 실제로 아들과 같은 디모데를 고린도교회에 보냅니다. 왜요? 예수 안에서 그를 보면서 사도 바울이 가르쳤던 것을 생각하고, 그를 통해서 잊었던 것들은 다시금 보고 배우라는 뜻입니다. 사실 배움이란 한도 끝도 없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사람은 죄성으로 더욱 빠르게 달려갑니다.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무지(無知)함으로, 하나님을 거역함으로 말입니다. 이에 아버지 같은 스승, 올바른 길로 인도할 목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 길을 따를 때 우리 모두는 승리를 누리게 되는 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