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21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빌립보서 1장 20-21절)
하나님과 사람, 모든 피조물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친히 이 땅에 임하셨습니다. 자기를 비워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그렇게 죽으심으로 한 알의 밀알이 되셨습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그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살아나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 진리를 선포하고자 합니다.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이는 계산적으로, 경제적 손익에 의해 손해(損害) 보는 장사 아닐까요? 왜냐하면, 이득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손해가 되더라도 생명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그분의 방향이기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뜻이기에 기꺼이 십자가 죽음을 택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일이요, 실천한다고 해도 괴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에 그저 묵묵히 나아가야 할 줄 믿습니다. 저는 오늘 예수님을 닮아,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신 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우사(尤史), 김규식 선생님입니다. 그 귀한 이름을 알고, 그분의 삶을 통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김규식 선생님을 소개하는 이유는 다름 아닙니다. 해방 이후, 우사는 남과 북이 나뉘어져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게 될 것을 예언했고, 어떻게든 민족분단, 국가 분단을 막아야겠다는 결의로 스스로 자신이 38선을 베개로 베고 죽어야겠다고 다짐한 장로님이셨습니다. 물론 이 일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큰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함께했던 이가 바로 백범 김구 선생님이셨습니다. 백범은 잘 알고 있는데, 우사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조금이나마 알고자 하는 겁니다.
김규식 선생은 일찍 부모를 여읜, 고아였습니다. 다행히 언더우드 선교사님을 만났고 새문안교회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의 추천을 받아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고통받는 조선을 위해 함께 고난을 감당하겠다고 귀국합니다. 상해임시정부에서 외무부장관 역할을 감당하며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해방 이후 남과 북의 분단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데, 남쪽에서는 이승만을 필두로, 북쪽에서도 소련의 도움을 받은 김일성이 단독정부를 계획하고 있던터라 김규식의 노력은 물거품이 됩니다. 결국, 1948년 8월 15일에는 대한민국이, 9월 9일 평양에서는 조선인민공화국이 세워져 해방의 기쁨도 잠시 강제적으로 분단,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되었습니다. 우사, 김규식 선생은 전쟁이 일어난 후 피랍되어 생을 마감하게 되었는데, 그분을 통해 우리가 배울 것은 다름 아닙니다. 평화란 단지 전쟁이 없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이 땅 가운데 펼쳐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란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하나인데, 서로의 정치적 입장에 의해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 버린 이승만, 김일성 모두에게 예언자로서 외쳤던 우사였습니다. 당연히 모두에게 비난받았지만, 그는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아신다.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한국전쟁 발발 72년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정치적 입장이 아닌 하나님의 방향일 때, 주님께서 이루실 겁니다. 우리는 그저 기도할 뿐이지요. 하나님의 뜻은 하나 됨입니다. 주님의 뜻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