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그의 어머니가 이름하여 이르되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10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역대상 4장 9-10절)
본문의 주인공 야베스의 이름은‘고통, 혹은 수고’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를 ‘귀중한 자’라고 말합니다.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9a).”어떻게 해서 그가 다른 사람보다 귀중한 삶을 살았을까요? 야베스에 대해서 성경은 언급이 거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말씀을 근거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수밖에요.
먼저 야베스라는 이름은 그의 어머니가 지었다 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이름하여 이르되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9b)”일반적으로 가정의 어른, 요컨대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아기의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름을 지었다는 것은 가정의 어른이 없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정할 때, 야베스가 태어나기 전에 그의 아버지가 세상에 없었다는 것. 즉 유복자(遺腹子)였음을 의미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미혼모(未婚母)의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당시 사회에서 여자들의 힘겹고 어려운 삶 가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이까지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이 아닌 행복으로, 존귀함으로 바뀌었음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야베스는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10a)”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기도합니다. 하지만 정작 복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우상들에게 빌고 간구합니다. 그런데 야베스는 여호와 하나님이 참 하나님임을 고백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복의 근원되심을 확실히 알았던 겁니다. 번지수를 제대로 알고 기도했다 할 것입니다.
야베스의 기도는 현재를 넘는 미래, 소망의 기도였습니다. 곧 지경을 넓혀 달라고 요청합니다.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10b).”야베스는 고통 가운데 태어났습니다. 이는 달리 보면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한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야베스는 전진하겠답니다. 뻗어 나아가는 것이 비록 두려움이고 아픔일 수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능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도하며 노력하겠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여기가 좋사오니’라고 안주하려는 상황에서 조금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전진하려는 도전과 용기가 그를 존귀하게 만든 줄 믿습니다. 물론 하나님과 함께하는 믿음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말입니다.
야베스의 기도는 미래를 향한 평화였습니다.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10c)”비록 지금은 고통이지만, 미래에는 환난이 없는 평화이길 간절히 소원하는 그의 기도는 분명 미래지향적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어김없이 과거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소망 가운데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전진하는 사람이지요. 새로운 내일을 향해 주저함 없이 나아가는 사람인 줄 믿습니다.
봄기운이 만연합니다. 들마다, 논마다 밭을 일구는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해 보입니다. 농군의 아들로 태어난 저는 농사가 천하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이에게 혜택을 주는 아주 작은 기본 말입니다. 그런데 추수는 씨앗을 뿌리는 자의 것인 줄 믿습니다. 기도 또한 누구에게나 혜택을 주지만, 응답은 기도의 씨앗을 뿌리는 자의 것이요,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 살아계신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 기도는 우리의 지경을 넓히는 방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궁극적 목적인 평화와 하나 됨, 주님 나라 일구는 방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이 비록 어둠일지라도 우리 모두 기도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십시다. 그래서 야베스처럼 존귀한 자라 일컬음 받으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