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돔과 고모라 성을 멸망하기로 정하여 재가 되게 하사 후세에 경건하지 아니할 자들에게 본을 삼으셨으며
7 무법한 자들의 음란한 행실로 말미암아 고통 당하는 의로운 롯을 건지셨으니
8 이는 이 의인이 그들 중에 거하여 날마다 저 불법한 행실을 보고 들음으로 그 의로운 심령이 상함이라 (베드로후서 2:6-8)
인도에서 사역하셨던 맥스웰 선교사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소리 지른다고 영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닮은 모습, 곧 말씀 앞에 진지하게 서 있는 모습만 있어도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선교사님이 지방의 방언들을 공부하기 위해서 현지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의 부탁을 거절합니다. 이유를 알고 봤더니, “선교사님과 함께 있다 보면 우리의 가치관이 바뀌어 예수님을 영접하게 될 것 같고, 그렇게 기독교인이 될 것 같아서 안되겠습니다.” 라고 했답니다. 얼마나 멋진 모습인지요? 선한 영향력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믿습니다.
롯은 나름 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 성을 멸하기 전에 의인이었던 롯을 건지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원래 아름다운 땅이었습니다. “온 땅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으므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창 13:10).” 그곳에서 롯은 나름 부유했고 어느 정도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성문에 앉는 영광을 차지하기까지 했습니다. “롯이 소돔 성문에 앉아 있다가 그들을 보고 일어나 영접하고 땅에 엎드려 절하매(창 19:1).” 성문을 지키는 사람은 지혜와 덕망이 있는 자로서 오고가는 사람들을 분별하며, 성(城)안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려주는 재판관의 임무를 하는 무척 중요한 직분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은 선한 영향력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닙니다. “이는 이 의인이 그들 중에 거하여 날마다 저 불법한 행실을 보고 들음으로 그 의로운 심령이 상함이라(8).”아무리 의인이라도 불법한 것을 자주 듣고 보면 그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결국 삶이 망가지게 되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좋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생명을 품은 임산부가 태교(胎敎)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롯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적당히 타협하였던 것 같습니다. 소돔과 고모라 사람들이 나그네를 향해 간섭하려 할 때였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타협을 시도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 요셉은 타협이 없었습니다.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 요셉이 듣지 아니하여 동침하지 아니할 뿐더러 함께 있지도 아니하니라(창 39:9-10).”결국 요셉은 애굽뿐 아니라 세상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우뚝 서지 않습니까?
사순절(四旬節) 잘 보내고 계십니까? 십자가 사랑을 묵상하며 감사하고 계신지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그리스도인이라는 귀한 이름에 걸맞게 조금 더 거룩하고 정결한 삶으로 다져지는 훈련의 기간이어야 할 사순절에 말씀에 가까이, 기도함으로 주 하나님께 조금 더 나아갔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내 모습을 보노라면, 이런저런 분주하다는 핑계로 적당히 타협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저는 욕심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넘어 예수님의 제자로서 우뚝 섰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의로움을 넘어 거룩한 삶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소원이기도 합니다. 종교개혁자 루터의 말을 빌자면, ‘칭의’를 넘어 ‘성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거하는 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절기상 금주를 끝으로 사순절기는 마무리가 됩니다. 다음 주일은 종려주일로, 그리고 고난주간이 될 것이니까요. 마지막 한 주일, 다시금 다 잡으십시다.
우리나라 독립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던 백범 김구 선생님이 한 기독교 잡지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인고로 거짓 없는 내 양심은 내 죽음을 초월하고 나라를 사랑하였습니다. 내가 만일 어떤 자의 총에 죽는다면 그것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듯 이 나라의 많은 애국자를 일으킬 것입니다. 눈물과 피로 우리들이 갈망하는 조선을 하나님의 나라로 세워봅시다.”우리가 있는 곳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천장로교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